한국 전설 속에 등장하는 거구귀는 그 모습만큼이나 독특한 존재입니다. 거대한 입, 무시무시한 외모를 지니고 있지만 비범한 인물을 만나면 청의동자로 변신해 수호자가 되는 이중적 면모를 지녔다고 하네요.
거구귀라는 이름은 입이 거대한 귀신이라는 뜻으로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가장 큰 특징은 바로 거대한 '입' 입니다. 윗입술이 하늘에 닿고 아랫입술은 땅에 닿을 정도로 엄청난 크기의 입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크기 때문에 처음 보는 이들은 모두 공포에 질릴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무시무시한 외모와는 달리 거구귀는 비범한 인물을 만나면 청의동자라는 아이의 모습으로 변신하여 그 비범한 인물을 보좌하고 수호하는 역할, 즉 수호신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위험에서 지켜주거나 시험에 붙도록 도와주는 등 좋은 일이 있으면 힘을 보태고, 나쁜 일이 있을 것 같으면 미리 제지하는 식이었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신숙주의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는데요. 신숙주가 과거시험을 보러 가는 길에 거구귀를 만났는데, 친구들은 모두 도망쳤지만 신숙주는 두려워하지 않고 거구귀의 입속으로 곧장 들어갔다고 합니다. 그러자 청의동자가 나타나 자신을 데려가달라 요청했고, 신숙주가 이를 받아들인 후 청의동자는 신숙주로 부터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곁에서 지켰다고 합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시험에서 장원 급제할 수 있게 힘을 보태기도 했고, 좋은 일과 나쁜 일이 있을 때마다 모두 개입했다고 하죠. 신숙주가 죽기 직전까지 청의동자는 그의 곁을 지키다가 죽기 전 하직 인사를 하고 사라졌다고 합니다.
거구귀는 겉모습과 본모습이 정반대인 이중적 존재입니다. 비범한 인물을 만나기 전까지는 무시무시한 거대 요괴지만, 그 인물을 만나면 작고 순수한 아이 모습으로 변신해 그 인물의 수호신이 된다는 설정이니까요.
겉모습은 무서울지언정, 실제 해를 끼치는 요괴는 아니고, 용기만 있다면 행운을 가져다 주는 소중한 존재가 되는 요괴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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