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설에 등장하는 강철이는 매우 특이한 존재입니다. 전설 속에서 그는 맹렬한 열기와 폭풍으로 산천초목을 모두 말려버리고 농작물을 망치는 재해 그 자체를 상징한다고도 하는데요.
강철이라는 이름도 다양하여. '꽝철', '깡처리'라 불리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강철이'가 통용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지역에 따라 다르게 발음된 것으로 보이네요.
강철이는 그 기록이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래동화와 설화 곳곳에서 발견된다고 하네요. "강철이 간 데는 가을도 봄"이라는 속담까지 있으니 말입니다. 그나저나 이 속담에서도 알 수 있듯 강철이가 휩쓸고 간 곳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 참혹한 모습이 연상됩니다.
강철이의 정체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유래는 특정한 속성에 구애받지 않고 농사를 망치는 모든 재해 그 자체를 형상화한 존재였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요즘은 용이 되는데 실패한 이무기가 변하여 생긴 괴물이라는 설이 유력한 듯 합니다. 용이 되지 못한 울분과 화가 내면에서 끓어오르며 천불이 일어 불을 다룰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죠.
예전에는 그저 재해의 화신 정도로만 여겨졌던 강철이가 시대가 바뀌면서 용을 간절히 원했지만 실패한 슬픈 존재로 여겨지게 된 것인데요. 스토리텔링이 유행하는 요즘이기에 강철이라는 존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단순한 미신을 벗어나 괴물의 기원과 정체성을 좀 더 논리적으로 설명하려는 시도가 엿보이는 것 같습니다. 결국 이것도 시대의 흐름에 따른 설화의 변천이겠죠.
강철이의 단편적인 전설 속에서는 모습에 대한 상세한 묘사가 없었기 때문에 현대 창작물 속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재탄생되고 있는 듯 합니다. 웹툰 '호랑이형님'에서의 꽝철, 애니메이션 '신비 아파트'에서의 강철 처럼 말이죠.
물론 전설과는 다른 특징과 요소들이 추가되더라도 그 또한 매력적으로 재해석만 된다면 나쁠 것은 없다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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